왜 어떤 사람들은 자신과 생각하는 것이 다르면 공격하려 드는 것일까요?
이것은 소위 마음공부다 영성이다 하며 자신의 내면을 닦고 정신을 수양하는 사람들도 예외가 아니며, 자신들의 생각만이 맞다고 우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믿음 체계의 속성 때문에 그렇습니다. 우리가 의견이나 생각이라고 말하는 것은 모두 믿음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한글은 세종대왕이 만들었다, 빛은 1초당 30만 km이다, 우리 은하는 막대나선은하이다' 이것들은 스스로 목격하고 검증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실험이나 관찰을 하고 기록해 놓은 것을 사실이라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인 것들입니다. 즉, 내가 사실이라고 선택한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대다수 사회 구성원과는 다른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지구는 평평하다'가 대표적이지 않을까 합니다. 여기서는 그러한 선택의 정당성과 사실 여부의 시비를 가리자는 것이 아니라 '믿음' 역시 개인적인 선택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은 것입니다.
우리가 무엇인가를 사실로 믿게 되면, 그 믿음만을 유일한 진실이라 여기게 됩니다. 이것은 믿음 체계라는 존재가 주는 본성으로 믿으면 그것은 어떠한 형태로든 현실에 증거로 나타나고 그러면 그 믿음은 더욱 돈독해지는 끝없는 순환작용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렇게 믿음은 우리 의식에 깊이 파고들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현실을 창조하는 힘까지 있습니다.
(믿음 체계에 대해서 더 자세한 것은 다음 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s://essassani.tistory.com/m/17
믿음 체계는 우리의 생존 본능과도 결탁되어 있습니다. 위험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한 판단의 근원이 이 믿음체계이고 살아남기 위해 믿음체계가 주는 시그널인 감정은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시스템입니다. 특히 오래전 야생에서 사냥으로 생명을 영위하던 시절에는 더욱더 중요했었습니다. 위급한 순간에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자신의 순간적인 판단뿐이었습니다. '위급 상황이다.'라는 판단 아래에 '도망갈 것인가, 싸울 것인가?'를 재빠르게 결정해야 했죠. 이 판단은 오로지 우리의 '믿음'에서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도망을 가야 살 것인가, 아니면 싸워서 이겨야 살 확률이 더 높은가? 믿음에서의 판단은 생각보다 훨씬 빠르고 즉각적입니다.
이것은 당연히 우리의 육체, 뇌에도 반영이 되고 있습니다. 위기의 순간이라는 판단이 내려지면 뇌에서는 그 자리에서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최선의 조건을 몸에 부여하게 됩니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 아드레날린 등을 분비하게 하여 평소보다 많은 긴장과 폭발적인 에너지를 주어 그 위기를 모면하게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이처럼 나의 생존에 중요한 믿음체계는 이것을 의도적으로 영리하게 이용하기도 합니다. 부정적인 믿음체계는 자신을 버리면 내가 죽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위험한 맹수나 긴박한 상황을 맞이했을 때 작용하는 뇌의 부위와 "네 믿음은 틀렸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반응하는 뇌의 부위가 똑같습니다.
이것을 스트레스로 판단하게 되면 뇌는 "이것은 비상 상태이다. 생명이 위험하다. 싸워라!"라는 명령을 내리게 되고 우리는 위기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자신과는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그토록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요인을 제거해야 내가 안전하다고 생각하게 되기에 상대를 설득하거나 비난하며 자신의 생각과 같은 것으로 바꾸려 하게 되는 것입니다. 자신이 맞다는 걸 반드시 증명해 보이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시작하는 것이 논쟁이고 이것은 성공할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습니다.
이러한 공격을 하는 사람의 원인은 단 하나, 두려움 때문입니다.
자신의 믿음과 신념을 상대에게 서로 강제하고 다른 신념을 허락하지 않는 극단적인 상황이 바로 종교전쟁입니다. 이외에도 자연과학, 의학 등 소위 전문 분야에서도 예외는 아닙니다. 영성에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몸과 마음의 상호 관계를 인정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을 철저히 거부하는 의사는 질병의 원인을 정신에서 찾는 의사들을 맹비난합니다. 세균에 대한 지식이 없던 시절에는 수술 전 손을 씻을 것을 주장한 의사를 공격하고 조롱거리로 만든 사례도 있습니다. 이 외에도 지금은 인정받는 가설을 제시한 과학자 역시 당시의 비난과 공격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것은 아직도 모든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흔한 이야기입니다.
자신의 믿음을 위해 다른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쳐 죽기도 할 정도로 믿음과 신념의 힘은 아주 강합니다. 여기에 힘을 주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며, 우리의 선택에 의함입니다. '내 믿음만이 진실이다' 역시 하나의 믿음일 뿐입니다. '내가 믿는 것은 당신과 다르다' 제시할 수 있으나 그것을 강요하고 상대를 공격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얘기입니다.
어떠한 생각과 이념을 가지냐 하는 것은 그 사람의 성숙도, 이해 정도와 태어나기 전에 선택한 테마 등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믿는 사람들에겐 무엇을 믿든 그 시점의 그들에겐 최선이자 자유이며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란 걸 안다면 이 사실은 나를 자유롭게 할 것입니다. 또한 같은 대상에 대해서라고 해도 사람마다 그것을 보는 관점과 표현하는 방법이 다 다릅니다.
믿음과 신념이 다르다 하여 공격하는 사람들은 나쁜 것이 아니라 아직은 미숙해서이며, 자신의 생각과 다른 의견에서는 불안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각자가 완벽히 필요한 과정 위에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기에, 자신이 찾아낸 믿음 외에는 다른 진실은 있을 수 없다며 다른 이의 자유를 완강히 거부하는 것입니다. 내가 다른 사람의 신념을 허락하고 자유를 주지 않는다면, 나 역시 자유를 가질 수 없습니다. 모두 같은 것을 믿어야 만족한다면 나는 결코 행복해질 수 없습니다.
진실에 이르는 길이 하나만 있다면 한 사람만 존재하면 될 것입니다. 내가 찾아낸 것은 '진실'이 아니라 '나의 진실'입니다. 이것을 나와 함께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아닌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무슨 길이든 각자의 자유이며, 모든 사람이 각자 하나의 길입니다.